Category  Game

File #1

​스탠리 패러블,

 그리고 부조리극

Stanley Parable & Absurdes Theater

Editor  Darip

게임은 예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지닌 가장 혼합된 형태의 예술이다. 영화가 관객에게 카메라의 시점만을 보여준다면,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개개인만의 시점과 동선을 제공한다. 즉 기존의 영화, 글, 이미지등의 미디어가 컨텐츠를 그대로 읽고 해석하는 수동적인 방식이었다면, 게임은 직접적으로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바꾸어놓았다.

“스탠리 패러블”은 아마 이 예술의 적극적인 수용을 가장 의미있게 풀어낸 인디게임중 하나일 것이다. 오늘날 실제와 CG를 분간할 수 없을정도로 생생하고 영화의 시나리오를 방불케 하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게임을 이루는 본질은 플레이어의 ‘선택’이다.  A로 갈지 B로 갈지, C를 죽일지, D를 죽일지, 또한 그걸 E로 죽일지, F로 죽일지…. 모든 것은 결국 선택으로 이루어져있다.

수천개의 폴리곤으로 이루어져있는 컴퓨터 그래픽과 반전이 난무하는 스토리라인을 모두 걷어내고, 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진행되는 알고리즘만이 드러났을때, 게임의 구조는 사실상 그리 복잡하지 않을것이다. 이 알고리즘을 얼마나 세밀하고 촘촘하게 짰느냐가 좋은 게임을 결정한다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이러한 게임의 알고리즘과 플레이어의 선택, 그리고 얻게 되는 보상. 이 개념들에 질문을 던진게 스탠리 패러블 게임 철학의 주제의식이다.

게임의 주인공 '스탠리'는 거대 빌딩에 입점한 회사에서 '직원 427'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427번 사무실 에서 컴퓨터를 통해 내려오는 지령대로 키보드의 버튼을 누르는게 일이었으나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지령도 내려오지 않게 되고 다른 직원 동료들도 사장들도 갑자기 사라져 버리게 되어 원인을 찾기 위해 회사를 탐험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 내내 계속되는 내레이터의 음성안내에 따라 게임을 진행한다. 내레이터는 플레이어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가야할 길 또는 행동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가령 앞에 문 두개가 놓여져있다면 “ 스탠리가 열린 두개의 문 앞에 도착했을때, 그는 왼쪽 문으로 들어갔습니다.” 라고 말하는 식이다.

플레이어는 내레이터의 지시대로 왼쪽 문으로 들어가 계속해서 정해진 동선대로 플레이를 계속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의 말을 어기고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 자유의지를 통해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이때 내레이터는 플레이어를 다시 올바른 동선으로 유도하기 위해 설득하기도 하고, 뜻대로 되지않을경우 화를 내거나 초월적인(?)힘을 이용해 게임의 공간을 컨트롤하기도 하는데, 이때 나오는 각기 다른 내레이터의 반응을 보는것이 이 게임의 백미이기도 하다.

(게임이 엉망으로 진행되자 내레이터는 떠먹여주듯이 플레이어에게 가야할 문을 강조해주거나 , 어드벤처 라인을 박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게임의 과제를 클리어하고 보상을 얻는다는것, 그리고 게임 속 진행을 따라간다는것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장면이다.)

 "스탠리 패러블에 나오는, 곱씹어볼만한 내레이션들."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이야기가 목적지에 없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목적지가 없는

이야기를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면서, 우리의 여정에는 자연의 섭리를 통해 필연적으로 목적지가 나타날거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는거 아닐까요?

 

스탠리, 왜 그렇게 생각하는거죠? 왜 이 게임을 깰 수 있거나 이길 수 있거나,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거죠?

당신이 이곳에 있는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기나 하세요?”